태극권의 ‘덕술겸수’는 몸과 마음의 조화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창립자

2020. 02. 24 by 정리=최윤호 기자

덕술겸수(德術兼修)

마음과 몸, 심성과 기술, 도덕과 무술을 함께 수련한다는 뜻이다. 보통 문무겸비, 심신수양이라고 한다. 태극권에서는 덕술겸수라는 말을 많이 쓴다. 노장철학에 기반한 도를 닦는 도사들에게 무술은 마음과 지성의 수련에 더해 전인적 인간을 만드는 방법이 되었다.

쉽게 말하면, “너희는 매일 앉아서 공부만 하니, 체력이 떨어져서 운동이 필요하다. 또한 공부만 하는 너희가 험한 세상에서 자기 몸을 지킬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술을 익혀야 한다”는 배려인 셈이다. 생각해 보면, 딱 요즘의 현대인에게 필요한 말이다.

컴퓨터로 전쟁하는 시대. 모든 것이 책상에서 이뤄지고, 머릿속에서 세상의 온갖 일들이 벌어진다. 돈벌이도 책상업무가 중요하고, 놀이도 책상에서 진행되기 십상이다. 그러는 동안 우리 몸은 무기력하게 무너져 가고 있다. 이럴 때 꼭 맞는 운동이 바로 태극권이다.  바로 여기서 치유의 태극권이 시작된다. 테라피 타이치다.

흑단목으로 만든 태극검. 검날의 윗부분에 '덕술겸수(德術兼修)'라고 씌어있다./사진제공=이찬태극권도관
흑단목으로 만든 태극검. 검날의 윗부분에 ‘덕술겸수(德術兼修)’라고 씌어있다./사진제공=이찬태극권도관

현대인, ‘술’ 강조된 ‘덕술겸수’를!

보편적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술’이 강조된 덕술겸수여야 한다. 운동을 워낙 안하니까, 머리와 마음으로만 살아가고 있으니까,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무리하지 말자.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 유연한 몸을 갖는 것, 건강하게 병을 극복하면서 오래살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몸을 갉아 먹을 만큼 강한 운동, 외향적인 운동보다는 달아오른 머리를 식혀줄 수 있는 운동, 뜨거워진 가슴을 조금 가라앉힐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태극권이다.

체육인, ‘덕’ 강조된 ‘덕술겸수’를!

체육인이나 투지가 넘치는 사람들이라면 ‘덕’이 강조된 덕술겸수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운동들, 삶의 방법들이 너무 거칠고 강해서 남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넘어서 자신을 상처입히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세상을 이겨내겠다고 하는 싸움 같은 운동들, 싸움 같은 일상들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야 한다. 지혜가 있다면 조금만 생각해보면 안다. 지금 내게 필요한 운동 혹은 수련은 어떤 것일까? 보통사람이 싸움을 써먹을 일이 일생 몇번이나 생길까? 혹은 그럴 일이 생기기나 할까? 그것을 위해 몸을 학대하듯 수련하는 것은 과연 타당할까? 태극권은 무술이지만, 마음을 가다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운동을 하든, 그런 마음을 유지한다면, 중용의 아름다움을 갖추게 될 것이다.

암 환우, ‘덕’과 ‘술’ 함께하는 ‘덕술겸수’를!

환우, 특히 회복기의 암 환우들은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있기 십상이다. 희망을 갖고 긍적적으로 생각하되 그것이 우리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자면 몸과 마음이 함께 가야 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혀 주면서 기초체력을 길러주는 것은 물론, 호신까지 가능한 태극권의 덕술겸수는 꼭 필요하다. 덕과 술, 모두 강조된 온전한 태극권 같은 운동을 선택하면 좋겠다.

깊은 호흡과 부드러운 상체, 땅과 하나가 되는 하체가 자세의 기본이고, 허리를 중심으로 끊김없이 천천히 꽉 차게 움직이는 것이 동작의 기본이다. 이런 자세와 동작을 거듭하는 동안, 온몸이 건강해지고, 호흡과 마음은 깊어지고, 머리는 맑아진다.

자, 벌써 아주 조금은 건강해진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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