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의 뺨 구타, 스타의 액션 버릇 탓인듯
세계인이 주목하는 미국 영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의외의 사건이 터졌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윌 스미스가 행사를 진행하던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사건이다. 윌 스미스가 아내의 탈모증을 농담 소재로 삼았다고 분노해 중인환시리에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폭력을 유발한 언어폭력과 넘어지지도 않을 정도의 약한 폭행이었다는 참작해줘야 할 요소들이 들어있긴 하지만, 폭력은 폭력, 힘의 사용과 상황윤리에 대해 생각해 봐야할 일이다.
윌 스미스의 폭행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이 시끄러운 이벤트가 되어 버렸다. / 유튜브
액션스타의 액션, 현실에선 “안돼!”
오래전, 실전무술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을 때 영화판에서 일을 했다. 무술감독도 하고 제작부장도 하고… 유명한 화천공사에서 일할 때 그 유명한 이장호 감독, 배창호 감독, 하길종 감독 등과 일했고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바보들의 행진> 같은 전설적 명작들이 그 당시에 만들어졌다.
영화가 개봉하는 날,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나면, 수고한 사람들 모두 함께 가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힘있는 대배우들의 인간성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세세하게 주변을 챙기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폭군처럼 군림하는 감독도 있었다. 그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돈과 힘과 영향력이 있었지만, 그 파워를 사용하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전혀 달랐다. 요즘의 영화판에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대해 물의를 빚는 일이 종종 있다고 들었다.
액션을 연기하다 보면 액션에 익숙해진다. 사람을 때리는 것도 쉬워진다. 그렇다고 때리면, 안된다. 고발은 못하겠지만, 그 사실은 결국 드러나게 된다.
바람처럼 물처럼… 유연함이 태극권의 원리
태극권은 무술이지만, 때리고 차는 것보다는 밀고 댕기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 이찬태극권도관
도덕성 성찰과 힘의 절제, 습관이 되어야
태극권은 한편으로 실전무술이지만, 심신수련이라는 깊은 영역이 중요한 무술이다. 게다가 치고 때리는 것보다는 밀고 당기는 쪽에 중점을 주고 있다. 힘을 쓰더라도 가해가 목적이 아니라 방어와 제압이 목적인 경우가 많다. 요즘처럼 법적으로 민감한 시절에는 매우 유용한 무술인 셈이다.
태극권도관을 운영하던 초기, 다른 격투 도장이 도관 앞에 생겼다. 그곳 관장이 어느날 인사 겸 ‘시비’ 차원에서 나를 찾아왔다. 그래서 내 팔을 꺾어보라고 했다. 덩치 큰 그가 내 팔을 잡고 비틀고 꺾으려 애를 썼지만, 꺾을 수 없었다. 그가 힘을 쓰는 시점을 감지하고 그 순간에만 내 힘을 집중해 방어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완력을 믿고 내내 힘을 쓰는 사람은 힘을 빼고 있다 필요한 순간에만 힘을 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무작정 무력을 밀어붙이는 사람은 현명하고 도덕적 우위를 점한 사람을 이기기 어렵다.
힘을 쓰기 전, 폭력을 행사하기 전, 우리는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진짜 내가 도덕적으로 필요한 힘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이런 생각이 습관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도덕을 상실한 힘은 야비한 폭력이 될 뿐이다. 지금 러시아가 전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