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수련 중 얻은 깨달음…. “힘이 없으면 평화도 없다”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창립자

2022. 02. 28 by 정리=최윤호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세계는 다시 전쟁의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 미군이 주둔하지 않는 나라, 나토와의 협력으로 힘을 키우고자 한 나라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닥치고 진군’을 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총을 들고 맞서는 상황이 되었다.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것에서 지혜가 지배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지만, 사실 그 바탕에는 여전히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태극권의 원류 또한 무술과 전쟁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강철부대 같은 특수부대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면서 강력한 신체와 막강한 무술에 대한 로망이 커지고 있다. / 채널A 캡처강철부대 같은 특수부대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면서 강력한 신체와 막강한 무술에 대한 로망이 커지고 있다. / 채널A 캡처

 

강철부대-특수부대원의 조건인 무술

지난주 채널A에서 새롭게 시작한 <강철부대2>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해 시즌1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면서 특수부대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실제로 몸을 무기처럼 만들면서 강력한 훈련을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헌신 덕분에 우리는 안전하게 살 수 있다.

오래 전 특수부대의 특공무술이 정립될 때 나도 기여한 바가 있다. 어느 날, 특수부대 관계자들이 도장으로 나를 찾아와 특수부대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무술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긴 시간의 수련을 거쳐야 달성할 수 있는 무술을 단기간에 습득하겠다는 요구는 조금 황당했지만, 현실적인 필요가 있으니 최대한 노력해 보기로 했다.

교관 요원 서너명에게 각자 다른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한 사람이 다 익히기에는 시간상 무리였기 때문이다. 각자 조금씩 익혀 모아서 특공무술로 만들라는 취지였다. 원래 이런저런 무술을 배운 사람들이니, 그렇게 해도 어느 정도 전수가 가능했다. 그렇게 배워간 무술을 그들이 얼마나 특공무술 속에 잘 녹였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태극권도 무술이고, 모든 무술은 전쟁-전투와 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바람처럼 물처럼… 유연함이 태극권의 원리

내면의 깊이를 수련하면서 동시에 싸움의 동작을 익힐 수 있는 연기운경공 같은 수련을 하면, 건신과 호신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 캔서앤서DB내면의 깊이를 수련하면서 동시에 싸움의 동작을 익힐 수 있는 연기운경공 같은 수련을 하면, 건신과 호신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 캔서앤서DB

 

때리고 막고 피하는 기술과 깊은 내면 수련

태극권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꾸는 건신(健身)과 무술과 호신술로서의 호신(護身)의 영역이 있다. 공원에서 노인들이 수련하면서 무병장수를 꿈꾸는 것도 태극권이지만, 영화 속에서 이연걸이 적군과 싸우면서 펼치는 무공도 태극권이다. 할리우드에서 무술 액션을 선보여온 스티븐 시걸도 태극권을 수련했고, 영화 속에서도 자주 태극권을 활용한다.

내가 만든 태극권 초식 중 양극단에 있는 것을 소개하면, 환자들의 건강회복을 위한 ‘테라피 타이치’ 동작과 무술의 기술과 깊이를 동시에 수련하는 ‘연기운경공’이다. 연기운경공은 기를 쌓고 운용하는 수련이면서 동시에 주먹과 손을 사용해 적을 공격하는 기술이 몸에 붙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개인의 건강과 면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이제 전쟁을 보면서 국가의 힘이 중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있고, 그것은 상당부분 진실이다. 파라벨룸(para bellumㆍ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 사운드 바디 사운드 마인드(sound body, sound mindㆍ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같은 오래된 금언들이 새삼 의미있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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