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정으로 인하여 2개여월 만에 돌아 온 도관에는 심사준비로 부산한 가운데 역대 회장님들과 이사님들의 반가운 얼굴들과 낯선 분들까지 많이 자리하시어 2009년도의 송년회를 실감케 해주었다.
어! 웬 카메라! 망원렌즈 카메라를 들고 계시는 조영설 화백님이 눈에 띄고
유생차림의 류승권 전관장님의 옷차림도 두드러졌지만, 하얀 도복(이 도복은 정자태극문의 전통도복으로 정만청 종사님께서 디자인 하셨다 함)에 하얀 운동화의 이찬 선생님의 모습이 얼마나 멋지시던지 가히 천하제일의 무술인의 풍모에서 신선의 향기까지 배어나는 듯 하였다.
심사받는 분들의 상기된 모습 속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누르며 심사가 시작되었다.
아!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던지, 그 동안 뵙지 못했던 도반들의 모습에서 잘 연마된 새로운 모습의 실력들을 보고 있노라니 온 몸에서 태극의 기운이 꿈틀거리며 나의 마음에 새로운 도전이 용솟음 치고 있는 것이었다.
하기는 2개월의 공백 기간도 점프를 위한 준비과정 이기에 나의 가슴은 설레이는 것이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어 새롭게 거듭나게 해 주었던 태극권은 이제는 실로 생활 안에서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나의 ‘생활선’이며 ‘행선’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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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을 하는 사이에 내 기억 안에 늘어 붙었던 감정의 찌꺼기들은 용해되고, 끝날 즈음엔 – 말갛게 떠오르는 사건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되는 그 기분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그 덕분에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올바른 선택과 결정으로 틀어졌던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되었으니, 태극권이야말로 모든 이웃에게 권하고 싶은 – 어떤 종교보다도 어떤 운동보다도 귀한 ‘생활인의 道’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작년과는 달리, 심사도중 사이사이로 선배님들의 시범을 보게 된 것이 신선했는데, 이영돈 회장님의 시범 속에서 멋진 칼날이 번쩍 우리의 시야를 열어 주셨고, 이찬 선생님께서 그 멋진 모습으로 몸소 시연을 하시니 여기저기서 울려나오는 탄성이 도관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며 무르익어 갔다.
‘검’과 ‘승홀곤’ ‘창’ ‘산수’ – 어느 것 하나 멋지지 않은 것이 없지만 창이 기우러짐 없이 수평으로 찔려지는 모습이 아찔했고, 한 무게 하시는 안 사범님을 가볍게 날리시는 공력이 놀랍기만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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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마치 한판의 춤과도 같은 ‘승홀곤’ 이 이찬 선생님의 창작품이시라니, 이만한 실력의 국보적인 존재의 이찬 선생님을 모시고 수련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영광이며 행운인 것인가!
‘태극권’을 전수 받고 싶어서 각국에서 초빙하시는 것도 물리치시고, 오로지 이 땅에다 뿌리 내리고 싶어 하시는 애국심 또한 높게 존경받아야 마땅하실 우리의 스승이신 것이다.
부드러운 가운데 맺고 끊는 마디가 순간 순간 느껴지고
강약의 아름다운 조화가 마치 오케스트라의 향연 같았다.
하기는 – 우주의 기운을 운용하는 태극의 무사가 아니시던가!
심사발표를 끝으로 이찬 선생님을 모시고 단체사진을 확실하게 찰칵찰칵 찍으려는 찰라에 쨘~ 하고 등장하시어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해주신 두 사범님께서(안찬호, 김태우) 양쪽 끝에 자리하시니, 마치 좌청룡 우백호의 든든한 기상으로 마무리 되는 듯 하였다.
심사의 열기 속에서 미처 나누지 못했던 도반님들과의 반가운 인사들이 웃음꽃으로 피어나고, 늘 수고하시는 사모님과 미모의 두 따님들까지 뵙게 되니(저 미모에 아버님의 전인이 되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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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정작 사진찍기가 취미시라며 대만 대회까지 함께 가셨던 유현오님 부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궁금하고 뵙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며, 송년모임의 장소인 ‘타워차이’ 의 2층으로 안내되어 들어섰을 때였다.
한눈에 들어오는 <태극인의 밤> – 마름모꼴 화선지의 자유로운 공간 속에서
힘차게 그러나 절제된 여력의 춤이 묵향을 날리며 걸려있었다.
저리도 멋진 글씨를 누가 썼단 말인가!
아! 그 주인공이 바로 오늘의 카메라맨으로 변신하신 조영설 화백이시란다. 순간, 카페를 통해서 보았던 – 거침없이 그려나가신 필치의 크로키가 떠오른다. 예술인은 만 가지를 통하는 능력의 화신인 모양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내고향 – 잠실롯데의 MBC문화센터 도반님들과 2급 심사에 합격하신 전옥님이 한 테이블에 둘러앉은 가운데 바로 내곁에 모시게 된 조영설 화백님도 영광스러웠지만, 조금 늦게 색소폰을 들고 합세하시어 유쾌한 유모로 자리를 빛내주신 김정범 이사님이 계셨으니 이야말로 오늘 우리 테이블의 금상첨화라고 해야 할까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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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웬 오카리나 소리~♬!
풀코스로 나오는 요리를 맛보며 나누는 정담 속에서 청아한 멜로디에 돌아보니 아~니! 그곳에 – 통통한 모습의 신영국 도반님이 눈을 지그시 감은채
포동포동한 두 손으로 오카리나를 감싸쥐고 멜로디에 젖어 있었다.
어머나! 세상에~! 나를 두 번 놀라게 한 그 도반님은 태극선을 하다말고 “아이쿠~! 여기가… 하면서 익살스럽게 웃으며 도망치던 도반이었다. 단체연습이 있어서 가야한다더니 저리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게 되었구나!
열광적인 앵콜로 3곡이나 연속으로 들려준 다음에, 다시 새롭게 들려오는 고요한 대금소리는 권문옥님의 구성진 연주였다. 늘 입고 다니시는 한복과 잘 어울리는 전통가락의 멋스러움이 우리의 마음을 적셔준다.
으와~! ㅎㅎ 시원스레 터져나오는 색소폰 소리가 마지막 밤의 열기를 식혀주는 듯 장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마치 장기자랑에라도 온 듯 즐거운 ‘태극인의 밤’ 이 무르익어 갔다.
장기가 태극권이고 취미가 태극권인 줄로만 알았던 우리 태극인의 도반님들에게서 이리도 멋진 다양한 모습들이 연출되니, 그야말로 자랑스런 자부심으로 뿌듯한 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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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회장님의 태극권 예찬론이 생활안의 경험담으로 펼쳐지시고,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빙고게임에 서로 번호를 확인하며 구멍난 퍼즐을 들어보이며 박장대소하는 모습들이 동심으로 돌아간 태극인들의 동안 속에서 한껏 즐겁기만 하다.
푸짐하게 준비된 다양한 상품들을 선택하는 재미는 보는 사람들까지도 설레이게 하고, 테이블마다 순회하시며 응원해 주시는 이찬 선생님의 사랑 속에서 한 컷의 기회를 잡아 찰칵 눌러주시는 오늘의 카메라맨의 조영설 화백님의 센스가 만점이었다.
유쾌한 송년의 밤이 흘러 마지막 시간이 되자 이찬 선생님께서 잔을 높이 드셨다. 오늘 모인 우리 태극인의 마음에 내일의 도약을 새겨 주시며 함께 외쳤던 그 외침
“나가자!
나가자!!
나가자!!!”
그래, 나가자! 세상을 향하여~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회생시켜주는 태극의 도리를 안고 오로지 존재로서 존재를 향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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