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섭 참가기
도관에서 3급 지도자 강습회에 관한 공지를 처음 보았을 때엔 동영상, 사진 등으로만 뵙던 국홍빈, 왕금사 선생님을 직접 뵐 수 있는 기회라는 데서 오는 태극권 수련생이라면 누구나 느낄 설레임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수련기간이 짧은 저와는 거리가 먼 행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게다가 처음 공지된 날짜는 대학생인 저의 시험기간 중간이었기 때문에 아쉬워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날짜가 일주일 당겨지게 되어 시험기간에서 살짝 벗어나게 되었고, 저도 참가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망설임 없이 참가를 결정하였습니다.
비록 국홍빈 선생님을 뵙지는 못하였지만 대만에서 오신 왕금사, 이건휘 선생님, 그리고 이찬 선생님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이틀간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고, 수없이 많은 것을 배운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왕금사 선생님을 뵙고 제일 먼저 느낀 것은 편안함이었습니다. 마치 자주 뵙던 분 인양 도관 앞 복도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 저도 모르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였고, 또한 너무나 편안히 답해주셨습니다. 또한 강습회의 이틀간 연세가 70이 넘은 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말이 통하지 않음에도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해주시는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이찬 선생님을 뵈면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에 왕금사 선생님과 이건휘 선생님을 뵈면서 무척 태극권을 즐겁게 하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신의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은 비단 태극권을 수련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 한 분야에서 대가가 되기 위해서, 그런 이유를 떠나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요소일 것입니다.
진로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학생으로서 선생님들의 이런 모습은 저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또한 양일간 여러 선배님들과 함께 직접 선생님들께 지도를 받는 과정에서도 전혀 피로한 기색 없이 한 사람 한 사람 편안히 지도해주시는 모습에서 왕금사 선생님이 수차례 말씀하신 것 같이 모두 한 가족이 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이번 강습회는 제 부족함을 한 번 더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태극권을 어느 정도 심하게 수련한 다음날이면 오른쪽 무릎이 아파오는 현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배님들이 원래 열심히 하다보면 무릎이 아플 때도 있으나 하다보면 없어진다고 말씀하셨고, 저 스스로도 태극권을 하기 전 검도를 할 때부터 오른쪽 무릎은 부상이 잦았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기 때문에 아픈 것이 자연스러운 것 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강습회의 이틀간 권가를 수련할 동안에는 선생님들께서 수시로 다리의 자세를 교정해주셨는데, 신기하게도 평소보다 서너 배는 되는 수련을 하였는데도 그 다음날 무릎이 전혀 아프지 않았습니다. 평소라면 분명히 무릎에서 “어제 태극권을 좀 하셨군요”라는 신호가 들려야 되는데 말이죠. 생각해보면 무릎이 옆으로 비틀리면 안 된다는 것은 여러 선배들과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었지만 그것이 안 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아무리 처음배운 추수라지만 동작은 모두 권가에 들어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선배님들의 안이나 제를 한 번도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습니다. 이 또한 제가 권가수련을 충분히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도관에서 그동안 수련을 해오면서, 이제 권가는 다 알고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계속해서 나가는 진도를 핑계로 가장 기초적인 실력을 닦는데 소홀히 하였다는 것을 이번 강습회에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번 강습회를 저의 태극권 수련의 새로운 계기로 삼아 앞으로 태극권을 수련함에 있어서 동작 하나하나에 좀 더 신경 쓰고, 무엇보다 선배님들과 선생님이 항상 강조하시는 요결을 소홀히 하지 않고 항상 생각하며 수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귀한 분들을 만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를 만들어주신 이찬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