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영노인 국홍빈 대사 추모음악회

2016-02-28

2013년 12월 17일 97세를 일기로 타계하신 국홍빈 선생님의 추모음악회 참가를 위해 이찬 선생님과 저는 1월 3일 금요일 이른 아침 타이페이로 향했습니다. 타이페이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서억중 선생님 댁으로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너무나도 건강하신 모습으로(서 선생님께서는 93세가 되셨다)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신 서 선생님 댁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이찬 선생님께서 《테라피 타이치》 책 출간을 위해 대만에서도 끊임없이 물어보시고 연구하시는 모습을 보고 태극권에 대한 열정과 노력을 저도 반의반이라도 따라가야 할 텐데.. 라며 또 한 번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튿날 서 선생님 제자분이 태극권을 강의 하시는 대학에 서 선생님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서 선생님과 이찬 선생님, 프랑스태극권협회 윌리암 회장님의 시범에 이어 저 또한 떨리고 미숙하지만 테라피 타이치를 시연하였습니다. 많은 좋은 말씀과 더불어 서 선생님께서 직접 추수를 지도해 주시는 영광까지!! 서 선생님과 추수를 하는데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어깨도 올라가고 송도 안 되고, 다리도 아프고.. 제가 이렇게 다리가 아픈데 서 선생님께서는 어찌나 꼿꼿하신지 태극권으로 단련된 모습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월 5일 일요일 새벽에 국홍빈 선생님 추모음악회 참석을 위해 카오슝으로 내려가 행사장인 연예청(演藝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에 놀랐고, 국 선생님을 추모하기 위해 타이완 전역에서 온 정자태극권 회원들의 정성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추모객들이 너무 많은 관계로 1월 5일 추모음악회와 11일 장례식으로 나누어 거행한다고 하는데, 장례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명예위원장을 맡은 고웅시 시장(市長)인 진국(陳菊) 시장님의 이름으로 부고(訃告)가 발송되었습니다.

추모음악회의 첫 시작은 태극권 시연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 10여명의 회원들과 외국인 제자인 이찬선생님께서도 함께 시연하셨습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이 흐르고 국 선생님의 영상이 화면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태극권을 하시는 모습부터 아기들과 함께 웃으시는 모습까지.. 제가 알고 있는 엄격하시고 무뚝뚝하셨던 모습과 달리 많이 웃으시고 춤도 추시고 하는 영상을 보니 오히려 마음이 더 아프고 메어졌습니다.

연주 중간 중간에 수제자인 왕금사 사백님과 이찬 선생님을 비롯한 몇 분의 제자분들이 나와서 추모사를 하셨고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경청하였습니다. 국 선생님 가족들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추모 음악회가 끝나고 하늘나라에서 국 선생님께서 인자하신 웃음으로 지켜보실 것이라 믿으며 이찬 선생님의 일정 때문에 11일 거행되는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국 선생님, 그동안 많이 뵙지는 못했지만 제 존경의 대상이셨고 하늘보다도 높으신 큰 선생님이셨습니다. 저 또한 아빠의 대를 이어 더 열심히 수련하여 태극권 발전과 보급에 힘쓰겠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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