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유튜브 영상을 찍으며 품는 희망
더 나은 삶을 살게 되리라는 희망, 좀더 부자가 되리라는 희망이 없던 시절은 없었다. 그 시절, 배가 고플 때도 열심히 운동만 하면 좋은 날이 오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지금 가장 안타까운 것은 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태극권은 천년무술이다. 아주 많은 힘든 날들을 이겨내고, 변화하면서 오늘에 맞는 운동으로 거듭나고 있다. 드라마 ‘의천도룡기’에서 태극권 3대 사조인 장무기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결단을 내리고 원나라의 멸망을 이끌어 낸다.
다시 꿈을 꾸려면…
사실 그 시절 우리는 거창한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믿지 못했다. “1980년대 마이카 시대가 열린다”, “수출 100만 달러 시대가 열린다. 다들 배불리 먹고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된다.” 그런데 1980년대 진짜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 놀라운 일이 우리에게 생겼고, 세상이 모두 놀란 눈으로 우리를 바라봤다.
지금, 오프라인 공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무술/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고민에 빠져있다. 그 시절엔 그냥 열심히 뛰기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냥 하던대로만 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고, 마케팅 기법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 무술인들이 전혀 다른 세상의 문법을 익혀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힘이 들고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시대라고 단정짓지는 말자. 희망은 애써 품어야 생기는 것이고, 힘들게 챙긴 희망이어야 참된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오늘도 유튜브 동영상을 찍고 편집한다. 눈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지만, 세기의 명작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천년무술 태극권의 정수를 동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가치를 가진 태극권 콘텐츠임을 알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꿈을 잃어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다시 꿈을 꾸려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당장 나아지는 것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고, 자신을 다듬고 하나씩 쌓아가야 한다. 태극권은 언제나 그런 원리를 보여주는 운동이다. 천천히 깊이 움직이는 수련을 통해, 오래가고 깊이가는 성취를 이룬다. 우리의 삶도, 이 나라의 미래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