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무술 태극권, 유튜브 등 최첨단 문명과의 콜라보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창립자

2020. 07. 03 by 정리=최윤호 기자

태극권은 고대 중국의 무술이다. 원말명초의 치열한 중국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무술이니까, 기원전의 고대는 아니지만 아주 오래된 무술이다. 흔히 중국 무술의 원류라고 하는 소림사 달마대사는 500년대 사람이고, 명나라는 1300년대에 세워진 나라이니, 태극권을 천년무술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태극권에는 시대를 관류하는 보편성이 있다. 인간의 보편성이다. 심신을 수련해야 하는 사람의 보편성이다. 태극권의 본가는 무당파. 노장철학에 기반한 도가의 도를 수련하는 도량이다. 소림사의 승려들에게 도만 닦지 말고 몸도 닦으라고, 그것이 참된 도라고 무술을 가르쳐 준 이가 달마대사이듯, 무당파의 도사들에게 몸을 닦으라고 한 이가 장삼봉이요, 태극권이다.

그러니까, 염불하고 참선하던 승려들이 무술을 시작해 소림사가 세기의 명성을 쌓았듯이, 도를 닦으며 우화등선을 꿈꾸던 도사들이 무술을 시작해 오늘에까지 이어지는 무림의 신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현대의 우리는 그 상황과 그대로 일치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몸은 약해지고, 앉아 참선하는 것 같은 생활로 정신과 육체를 학대하고 있다. 여기가 천년을 이어온 태극권의 생명력을 설명하는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한 장면.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한 장면.


▶천년무술 태극권, 첨단기술 유튜브와 만나다

요즘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운동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후 사태가 진정되면 상황이 나아질까, 의문스럽다. 그래서 요즘 나는 동영상(유튜브)을 통한 태극권 가르침에 몰두하고 있다. 첨단 기계들과 인터넷이라는 전혀 새로운 세계에 천년무술을 담아내고 있다.

사람이라는 보편성, 문명 혹은 문화라는 보편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금방 전파될 것이라 믿는다. 비록 나는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며 과거의 유산을 담아내려니 힘들지만, 이런 기술 문명에 익숙한 젊은이들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접점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인간의 노력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길은 있다. 천년 세월을 버텨온 무술이라면 인간의 본성과 결합된 아주 원초적인 가치가 있다. 결코 가볍게 버릴 수 없는. 그것을 한마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첨단기술을 통해 체험하면서 그 가치를 공유하게 될 것이다.
이찬태극권도관의 외벽에 붙어 있는 태극권 홍보 콘텐츠들. 인근 젊은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찬태극권도관의 외벽에 붙어 있는 태극권 홍보 콘텐츠들. 인근 젊은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노년과 청년의 대화

우리 도관에 하얀 수염을 기르는 사범이 있다. 태극권의 이미지와 잘 맞는 폼새다. 무협지 속 고수 같은 풍모를 지니고 있다. 멋지다. 그런데, 요즘 아쉬운 것은 사실 젊은이들의 건강이다. 그들은 젊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다듬어야 할 이유를 잘 모른다. 그냥 ‘초콜릿 복근’을 만들어 멋져보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우리 몸의 건강은 심신이 하나가 되어 움직일 때 이뤄지는 것이다. 몸이 먼저냐 마음이 먼저냐 논란이 있지만, 인간은 몸과 마음의 결합체이다. 몸이 없이 마음이 어찌 존재할 것이며, 마음이 없는 몸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심신겸수가 태극권의 덕목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람의 본성, 인간의 도리를 알기에 나온 덕목이다.

태극권이 젊은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지금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천년무술을 첨단 기술에 실어 전파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 콘텐츠도 다양화해 젊은이들과 교감하고 싶다. 젊은이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지금 건강한 듯하다고 몸을 방치하면 안된다.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몸의 원리에 적합한 운동을 찾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천년을 이어온 건신술/무술 태극권과 한번 만나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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