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로운 몸과 마음을 가져다 주는 수련. 국내 태극권의 여러 문파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태극권의 정신을 나누고 있다.
싸움을 버리고, 공생을 찾아
요즘도 우리 태극권 도관에는 싸움을 위주로 생각하며 수련하겠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나는 늘 말한다. “일생에 한 번 써먹을까 말까 한 싸움 방법이나 익히고 거기 매달린다면 얼마나 시간의 낭비인가. 자신을 수련하고 심신을 수양하는 과정에서 무술이 향상된다면 좋겠지만, 그 순서가 바뀌면 인생의 낭비가 될 수 있다.” 꼭 그럴 거라면,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생활과 관련지어서도 그렇다. 우리가 오직 앞만을 바라보고 돌진하다 보면, 자신이 부러지거나 주변에 상처를 남기게 된다. 어느 정도 성과를 쉽게 올리기는 하지만, 오래가기는 어렵다. 너무 힘이 들기도 하고, 스스로 견디기도 어렵다. 그래서, 다른 쪽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건강과 관련지어서도 그렇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운동을 하는가. 어떤 사람은 직업으로 특별한 목적이 있어 운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일반적 사람들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한다. 우선 순위가 바뀌면 잘못되기 쉽다. 오래 지속하기도 어렵다. 목표를 분명히 하고, 건강한 생활을 하면서 몸짱, 옷태, 다이어트 같은 다른 결과를 얻으면 더욱 좋은 것이다.
태극권은 바로 그런 마음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내가권이다. 외가권을 익힐 때, 나는 주변사람을 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나를 낮춘다는 게 뭔지도 몰랐다. 대배우든 미녀스타든 내가 뭔 상관인가? 내가 최고다! 이런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그런데, 태극권을 만나고 난 뒤,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것을 알게 됐고, 강함이 아닌 유연함의 힘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