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마음으로 안고 몸으로 쓰다듬다
삼라만상(森羅萬象)
이 세상 우주에 있는 모든 사물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전을 찾아보면, 사물과 현상을 아우르고 있다. 그러니 단순히 사물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도 더 크다. 그러니, 세상의 모든 것이다. 비단처럼 넓게 펼쳐진 나무숲처럼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만물들 사이에는 인력이 작용하고 있다.
생명의 근원이라 일컬어지는 거대한 바다와 그 끝부분인 파도, 육지의 끝인 모래사장, 그 곁에 사람이 지은 건물들의 숲. 이런 모든 삼라만상이 어우러지면서 세상은 유지된다. 때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거대한 방파제처럼 자연을 막아보려고 노력도 하면서…..
삼라만상을 품은 태극권의 움직임
태극은 삼라만상을 이루는 음양의 조화를 담고 있다.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 발하면 사물이 만들어 지고, 숨으면 사물의 마음이 갖춰진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사물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현상은 태극의 조화와 함께 한다. 태극이 세상을 품고, 세상이 태극을 품고 있다.
태극권은 삼라만상의 기운과 동화해 자신의 기운을 쌓아가는 운동이다.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물러섬의 원칙은 삼라만상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고, 그렇게 쌓은 기운을 적에게 쏘아낼 때는 우주를 움직이는 마음으로 기운을 발하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수련이 그런 과정을 담고 있고, 한순간 한순간의 축적이 삼라만상과의 교감을 담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고, 삼라만상의 기운과 나의 기운이 하나가 된다. 땅의 기운을 내 몸 안에 축적하고, 그 기운을 온몸에 순환시키고, 상대와 마주섰을 때 그 기운을 토대로 당당할 수 있다.
삼라만상과 하나가 된 건강한 삶
암은 물론, 대부분의 질병은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난 어떤 문제점에 원인이 있기 십상이다. 거칠게 말해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지 않는 삶이 가져온 부작용 같은 것이다. 우리 몸은 자연의 일부인데, 우주의 일부인데, 삼라만상의 하나인데, 음과 양의 조화, 자연과의 어우러짐, 삼라만상과의 합일을 포기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체화를 뜻하는 인카네이션(incarnation)은 인류문명과 관련해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인류는 음식섭취 방법을 통해 진화의 방향을 선택해 왔고, 인카네이션 과정을 통해 문명의 방향을 선택해 왔다. 식물을 주워먹는 작은 동물에서, 동물을 사냥해 먹는 강인한 유인원으로 변했듯, 종족의 대립과 전쟁에서 식인의 인카네이션을 선택하며 집단을 키웠고, 신의 몸을 먹으며 종교문화를 성장시켰다. 먹으면서 몸과 마음을 만들어 오늘의 인류가 형성됐다.
지금, 또다른 변화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자연의 삼라만상이 아닌 것들을 즐기고 섭취하면서 생존하고 있다. 삼라만상의 하나인 우리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리 없다. 커다란 흐름은 지금 나 한 사람의 개인이 어찌할 수 없지만, 자신의 삶은 컨트롤 할 수 있다.
지금, 내 몸 안의 부조화를 느끼고 있는가. 그렇다면, 조화를 찾아보자. 어느 책의 제목처럼 <암의 스위치를 꺼라>다. 부조화의 스위치를 끄고, 자연과의 조화를 찾아보자. 내가 곧 삼라만상의 하나였음을 느끼면, 내 몸이 건강해지는 방법은 스스로 눈 앞에 드러날 것이다. 삼라만상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몸으로 껴안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