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힌 태극권 도관…2021년엔 희망의 터전 되었으면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창립자

2020. 12. 31 by 정리=최윤호 기자
2020년이 가고 2021년이 옵니다.21세기가 시작된다고 희망과 우려가 뒤섞여 흥분해 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번의 10년이 지나갔습니다. 지금, 우리는 많이 달라진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연결된 세상이 열리면서 우리는 커다란 기회가 생긴다는 희망으로 들떠있었지만, 오늘 2020년 마지막날의 세상은 그 연결이 가져다준 공포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연결고리를 끊고 각자 떨어져 은거하듯 살아가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상식이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이 다시 소생하는 기적의 시간을 가져다 주리라 믿습니다.


문닫힌 태극권 도관, 큰 상처의 한해

태극권은 음과 양의 조화를 지향합니다. 음과 양의 조화는 우주의 원리입니다. 코스모스(cosmos)입니다. 혼돈(chaos)의 상태에서 조화를 찾아 이뤄진 것이 우주의 질서이고, 태극은 그 상징체입니다. 우주의 순리를 쫓아가는 태극권의 수련처럼, 우리 모두의 일상 또한 순리에 따르면 건강한 개인,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지난 한해는 고통스러웠습니다.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고 하나하나 커다란 상처를 남겼지만, 제 입장에서 무엇보다 괴로웠던 것은 도관의 문을 닫는 시간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함께 모여 운동하고, 홀로 조용히 묵상하면서 건강과 행복을 만들어가야 하는 도관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 앞에서 하나 남아있던 촛불을 끄는 것과 비슷합니다.

전염병을 이기기 위해 면역력이 강해져야 하는데, 면역력 강화의 아주 좋은 방법인 태극권과 다른 운동들을 수련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은 근본을 허무는 것과 비슷합니다. 방역과 운동의 조화가 가능했을텐데, 그저 쉽게만 처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힘들었던 기억밖에 남은 것이 없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가고, 신축년(辛丑年), 흰소의 해가 열립니다. 상서로운 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흰소의 해는 새로움과 상서로움을 기대하게 합니다. 부디 그리되길 기대합니다.


희망의 새해, 문이 활짝 열리길~

전염병 때문에 세상의 질서가 바뀌고 있습니다. 아예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죠. 그러나 무엇 하나가 세상의 방향을 틀어놓는 것이 새로운 세상인 것은 아닙니다. 가령, 백신을 맞은 나라와 못맞은 나라가 갈라져 차별하는 세상이 열린다면, 그 또한 아름답지 않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지금 갈등하는 세상, 고통받는 세상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울려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세상이 와야 합니다. 태극의 정신이 살아나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끓는 죽그릇 같던 세상에 음과 양이 갈라졌다, 스스로 휘돌면서 조화를 이뤄, 도(道)가 생기고 리(理)가 생겼듯, 그동안 극단으로 치닫던 한방향의 길에서 내려서 서로를 감싸안고 도는 세상이 열려야 진정 상서로운 ‘흰소의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상식을 회복해야 합니다. 더불어 살아감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말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소처럼 묵묵히 밭을 가는 것, 호랑이의 눈매를 갖췄더라도 소의 걸음으로 뚜벅뚜벅, 실체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건강한 생각과 삶을 중심에 두고, 각자가 관심 큰 영역들을 키워가야지, 거꾸로 가서는 모든 것을 잃기 십상입니다. 자, 세상이 갈라지고 사람들이 흩어졌습니다. 이제 돌이켜 서로를 얼싸안아 봅시다. 함께 힘을 모아 음과 양의 조화를 추구해 봅시다. 캔서앤서 독자 여러분부터라도, 건강하고 조화로운 마음으로 갖고 조금씩 행복해지는 걸음을 걸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신축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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