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예인 혜은이-박원숙을 사로잡은 태극권의 매력은?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창립자

2020. 11. 10 by 정리=최윤호 기자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출연한 4명의 연예인들이 태극권을 따라하고 있다./KBS 캡처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출연한 4명의 연예인들이 태극권을 따라하고 있다./KBS 캡처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유명한 중년 탤런트 4명이 태극권을 수련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라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조용히 다른 출연자들의 의견에 따르던 혜은이가 본인이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간 곳은 야외에서 태극권을 배울 수 있다는 진주의 어느 곳이었다.

처음 해보는 태극권을 다들 뒤뚱뒤뚱 따라했지만, 혜은이는 사뭇 진지하게 수련에 임했다. 시작할 때는 다들 몸이 “안좋다, 나쁘다”고 하더니, 짧은 수련을 마치고 난 뒤 “너무 좋다”고, “태극권을 배워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가수 혜은이와 다른 국민 연예인들을 사로잡은 태극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들은 잠깐의 수련에도 큰 효과를 체험했고, 감명을 받았을 듯하다.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 아니 몸은 움직이지만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수련과는 다도 먼 생활을 하다보니, 몸은 무거워지고, 관절은 뻑뻑해지기만 한다. 굳이 누구랄 것 없이 그런 상황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것이 요즘 우리들의 생활이다.

조용하고 쉬운 동작을 통해 찬찬히 자신의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과정을 거쳐 자연과 하나가 되는 태극권의 경험은 일종의 움직이는 명상이다. / Unsplash조용하고 쉬운 동작을 통해 찬찬히 자신의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과정을 거쳐 자연과 하나가 되는 태극권의 경험은 일종의 움직이는 명상이다. / Unsplash

움직임 적은 사람들이 시작해야할 운동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끔 등장하는 미국 공원에서의 느릿느릿한 움직임. 태극권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다. 젊은 사람, 나이 많은 사람, 여성과 남성이 줄을 맞춰 같은 호흡으로 천천히 팔을 움직이고, 다리를 옮긴다. 그것이 바로 태극권이다.

척 보면 알 수 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겠군. 저건 뭐, 굳이 외워서 익혀야 하는 것도 아니네. 앞에서 시범 보이는 사범을 따라 그냥 하면 되겠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맞는 말이다. 태극권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며 하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막상 뭔가 거창한 것을 하긴 두렵고, 결심하기도 어렵다면 선택해야 하는 운동이 바로 태극권이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고,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으로 운동하는 동안에도 전혀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명상이라고 생각해도 좋겠다. 그냥 앉아서만 하는 명상보다 서서히 움직이면서 하니까 훨씬 쉽고 재미있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 공감을 나누다 보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삐걱거리는 관절이 서서히 활력을 찾아가고, 잠깐만 걸어도 지치던 체력이 강해지면서 다리가 탄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시작된다. 새로운 삶이. 움직이기 싫어하던 몸이 움직임이 주는 기쁨을 거듭 느끼고 싶어하는 새로운 몸으로 바뀐다.

깊은 호흡과 유장한 움직임을 갖고 있는 태극권은 또한 무술로서 몸을 수련하기도 한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닦아가는 태극권은 삶의 과정에서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있는 운동이다.깊은 호흡과 유장한 움직임을 갖고 있는 태극권은 또한 무술로서 몸을 수련하기도 한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닦아가는 태극권은 삶의 과정에서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있는 운동이다.


조금더 가면, 조금 더 재밌는 태극권… 그게 인생!

이렇게 조용하고 쉽게 시작한 태극권은 조금 더 가면 조금 더 익사이팅해진다. 가끔 본격적인 무술 영화에 태극권이 등장하기도 한다. 나라를 위해 구국의 결사대가 되기도 하고, 악당을 무찌르는 협객이 되기도 하고, 격투를 하는 다른 무술가들과 대결도 벌인다.

그런데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의협심과 인격에 있어서는 어떤 무술을 배운 사람보다 훌륭하다는 것. 초기의 태극권을 만들었던 장삼봉 도인부터 그 후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무술인으로서 존경을 받으며 태극권을 퍼뜨려 왔다.

심신을 함께 수련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태극권은 도인양생의 무술이며, 심신겸수의 수련이다. 그냥 한 쪽으로 치우쳐 길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조금 지루한 듯 시작된 조용한 수련이 어느 순간, 도도한 강물처럼 흘러 바다 같은 큰 인간으로 호호탕탕 일어서게 된다.

마흔에도 예순에도 여든에도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 시작은 조용하지만, 그 끝은 일상에서 가늠하기조차 힘들었던 장엄함에 이르게 된다. 지금 막 바쁜 일상에서 물러난 은퇴자도 시작할 수 있고, 스트레스에 지쳐 위로와 쉼을 얻고 싶은 장년들, 힘든 질병과 싸우며 회복을 꿈꾸는 환우들도 시작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인생의 모든 짐을 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운동이요, 운동 그 자체가 인생인 것이 바로 태극권이다.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