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의 춤처럼 우아한 자태,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끊임없는동작,
모남이 없는 구름처럼 자연스런 변화 속에 고요한 마음,
집중된 정신으로 기(氣)를 단전에 모으고
전신에 운기(運氣)하는 태극권은 기혈순환을 촉진시키며
소주천이 자연히 이루어지게 하는 최상의 기공(氣功)입니다.
태극선(太極扇 : 부채)
태극선운용요령(太極扇運用要領) 이찬 著
선(扇:부채)은 독문병기(獨門兵器)의 일종으로 옛날 이를 전문적으로 쓰는 무술가는 주로 철선을 사용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 이를 병기로 쓰기보다는 그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에 매료되어 특히 여성들이 선호한다. 선을 운용함도 다른 병기와 마찬가지로 다만 손의 연장일 뿐이기에 신체자세의 개별요령 및 신체동작의 종합요령은 권가의 행권요령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각 병기마다 그 독특한 생김에 따라 각기 독특한 운용규범이 있으니 선(扇) 또한 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에 몇 가지 요령 및 주의 점을 말해두고자 한다.
선을 쥘 때 언제나 꼭 쥐면 안 된다. 꼭 쥐면 영활하게 운용할 수 없고 느슨히 쥐면 떨어뜨리기 쉽다. 반드시 느슨히 쥐었다 꼭 쥐었다하는 허실의 변화가 필요하다.
선을 펴거나 접을 때 신체동작을 멈춘 상태에서 단지 선을 펴거나 접으면 안 된다. 그러면 동작이 끊어짐은 물론 기와 경의 흐름도 끊어진다. 반드시 허리와 다리, 팔의 흐름을 따라 펴거나 접어야만 끊어지거나 시간의 낭비 없이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다.
선을 얼굴 앞쪽에서 운용할 때에는 눈을 가리면 안 된다. 눈 높이 보다 높이 들어 눈을 가리면 상대방의 동정을 헤아릴 수 없다. 반드시 선의 맨 윗 부분이 눈 밑에, 입 위에 있도록 해야한다.
자(刺:찌름)를 할 때 손목을 치켜세우면 안 된다. 손목을 치켜세우면 자경(刺勁)이 일직선이 되지 못하므로 효율이 떨어진다. 반드시 손목을 밑으로 느슨히 떨구어 경이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하고 선이 손바닥의 지지를 받도록 해야한다. 선의 자(刺:찌름)는 검술의 자(刺)를 본받은 것이다.
선을 두 손으로 감싸쥐고 자(刺)를 할 때 오른손을 감싸쥔 왼손을 꼭 쥐면 안 되고 왼손엄지의 지문부위 또한 오른손의 합곡혈(合谷穴)을 꽉 누르면 안 된다. 꼭 쥐거나 꽉 누르면 경이 손에서 정체되어 선 끝까지 다다르지 못한다. 반드시 가볍게 감싸쥐어 경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선으로 상대방을 칠 때 세워서 치면 안 된다. 세워서 치면 마치 죽비(竹 )처럼 되므로 부채살이 힘을 흡수해 타격력이 약화된다. 반드시 선을 눕혀 쳐야만 부채살 개개가 모두 힘을 얻을 수가 있다.
선을 휘둘러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함은 강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강하면 선이 손상될 뿐 아니라 동작도 끊어져 방어와 동시에 공격할 수가 없다. 반드시 옆으로 비스듬히 빗겨내어 화해해야 한다. 이는 권법의 리(履)와 같다.
선을 나의 몸 좌우로 휘두를 때 선의 끝이 나의 등 안쪽을 향하면 안 된다. 선의 끝이 나의 등 안쪽을 향하면 상대방에게 공격함에 직선을 찾을 수가 없다. 반드시 검이나 도(刀)를 운용하듯 나의 정면 중심 앞쪽에 꼭지점을 이룬 삼각형을 이루어야 한다.
선법(扇法)은 권법(拳法)을 바탕으로 검법과 도법(刀法)을 적절하게 조화시켰을 뿐이다. 만법귀일(萬法歸一)이라는 옛말도 있듯 태극권 계열의 모든 공가(功架)는 결국 하나로 통하니 한 가지에 통달하면 곧 만 가지를 통달하는 것이요, 만 가지를 통달해도 결국 한 가지로 귀속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