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십삼식은 음과 양 두 기(氣)로 나누어짐에 묘(妙)가 있고 수많은 화생(化生:상태가 변하여 달라짐)을 하지만 귀포일(歸抱一:하나의 원칙을 고수함)하네.

귀포일하는 태극권은 양의(兩儀:음과 양)와 사상(四象:태양, 태음, 소양, 소음)의 뒤섞임이 끝이 없지만 바람을 타고 공중을 나는 것이 어찌 정두현과 같으리요?

나는 전할 말이 하나 있는데, 지금 슬기로운 사람을 위하여 말하겠네.

용천(湧泉)에 뿌리가 없고 허리에 주(主)가 없으면 힘써 죽을 때까지 배워도 도움됨이 없으리. 체용(體用)이 서로 겸하는데 어찌 다른 것이 있으리요!

호연지기(浩然之氣)는 능히 손으로 유통하고 붕·리·제·안·채·열·주·고·진·퇴·고·반·정은 화경(化勁)을 안 해도 저절로 화경이 되고, 주경(走勁)을 안 해도 저절로 주경이 되네.

발을 앞으로 향하려 하면 먼저 뒤로 내리누르고 몸을 구름이 흘러가듯이 하며 손으로 치는 데, 어찌 손을 쓰는 것이겠는가? 온 몸이 손이고 손이 손이 아니네. 그러나 반드시 마음은 항상 지킬 곳을 지켜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