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은 스물 네 마디의 구슬 같은 뼈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구슬을 꿰어 만든 주렴 같다.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일직선으로 늘어진 주렴을 생각하면 된다. 하나라도 비틀어지면 안된다. 아니, 그렇게 될 수가 없다. 그것이 자연의 현상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의지와 근력에 의해 자세가 흐트러진다. 태극권 수련에 있어서는 공격을 하겠다고 밀어가면서 몸도 앞으로 기울어지기 쉽다. 상대가 상체를 기울여 공격해 온다면, 슬쩍 피하면서 그 방향 그대로 살짝 당기기만 해도 상대는 나가떨어지게 된다. 피하겠다고 뒤로 몸이 누워도 마찬가지. 슬쩍 조금 밀기만 해도 뒤로 발랑 넘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중심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그 중심잡기의 첫발이 상체를 곧추 세우는 것이다.
등골을 바로 세우는 것은 효과적인 수련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척추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균형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하체가 크게 움직이는 경우에도, 상체의 바른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
1993년 영화 태극권의 이연걸.
직립보행, 중력의 부담을 줄여라
인간은 직립보행을 한다. 이 말은 중력을 척추를 중심으로 온몸이 받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직립보행은 우리를 대단히 힘 있는 동물로 만들어줬지만, 또한 우리를 매우 취약하게 만들기도 했다.
상체가 기울어진 자세를 갖게 되면, 척추가 중력을 비스듬히 받게 된다. 이른바 디스크 문제가 생기게 된다. 척추 추간판탈출증. 비스듬히 연결되어 있는 척추를 위에서 눌러버리면 연결고리들이 뭉개지면서 뼈들이 어긋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생활을 위해 우리는 척추를 꼿꼿이, 등골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고 뻐덕뻐덕 힘을 주는 것은 아니다. 잘 세워, 척추 뼈 하나하나가 고르게 중력을 분산시키되 힘을 주지않고 자연스러운 자세를 유지함으로써 부드럽게 좌우회전이 가능해야 한다. 가슴이 지나치게 앞으로 자리잡아도 안되고 횡경막이 위로 치솟아도 안된다. 그저 자연스럽게 꼿꼿하되 느슨한 고리를 유지해야 건강한 척추를 유지할 수 있다.
건강한 척추는 단순히 척추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움직임, 운동들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삶이 중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게 된다. 전후좌우, 어디로 다리가 움직이든, 상체가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꼭 태극권 수련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할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