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제2회세계국술종합대회

2006년 11월 10일

우리 일행(필자 부부와 조원혁 전 회장 부부, 정춘자, 주도연 교련)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2006년 제2회세계국술종합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006년 11월 8일 인천공항을 떠났다. 이 대회는 각종 태극권뿐만 아니라 북파, 남파의 내가권, 외가권을 망라한 전통 권법 및 병기, 그리고 추수와 산타가 포함된 그야말로 종합 무술대회다.

약 6시간 30분을 비행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내려 마중 나온 대회 관계자의 차에 올라 호텔에 도착하니 시간은 이미 새벽 1시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에도 호텔 로비에는 많은 대회 참가자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곳에는 이번 대회의 대회장을 맡아 총지휘를 하고 계시는 진정의 선생님과 관계자들이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방을 배정 받은 후, 진정의 선생님에게 이끌려 근처 야시장에 가서 식사를 하며 정담을 나누었다.

우리는 잠을 몇 시간 자지도 못하고 11월 9일 아침에 대회 관계자가 소개해준 가이드와 함께 관광을 떠났다. 먼저 쥬롱 새공원을 둘러보고 호표별서(虎豹別墅)를 거쳐 센토사 관광을 했다.

 

11월 10일 아침, 간단히 식사를 하고 대회장으로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 호텔과 대회장까지 거리는 꽤 멀어 약 40분 정도 걸렸다. 대회장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멀리 캐나다에서 온 심우순 노사. 말레이시아의 유진홍 노사, 대만의 두굉기, 유청천 사제, 프랑스의 넬슨 회장 등등—. 예정된 개막식 시간은 오전 9시였으나 이번이 두 번째 대회라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고 지연도 되어 예정시간 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시작되었다.

대회장은 A경기장과 B경기장으로 나뉘어 있었다. 각국 선수단 입장 및 개막식을 모두 마치고 명가 시연이 이어졌다. 필자는 팔괘대도 시연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서 정자태극권 37식을 시연 했고, 세 번째는 대만에서 온 류청천 선생이 태극선을 시연했다.

이어서 정식으로 경기가 시작됐는데, A경기장에서는 각종 류파의 태극권과 북파, 남파의 권술 및 추수 경기가 펼쳐졌고, B경기장에서는 산타 시합이 펼쳐졌다. 우리 팀에서는 조원혁 전 회장이 심판으로 참여했고(심판을 보았으나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는 참여하지 않았음) 이명순 교련과 주도연 조교가 각각 태극권 37식에 출전했다.

그리고 또 즐거웠던 일은 싱가포르 주재 영사관의 영사께서 우리나라 선수도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경기장에 찾아와 잘하라고 우리 팀을 응원해 주어 무척이나 반가웠다.

 

11월 11일 대회 2일째 날에는 각종 병기 시합이 벌어졌다. 이날도 이명순 교련과 주도연 조교는 나란히 태극선에 출전해 최선을 다해 기량을 펼쳤다.

얻은 성과도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이 나란히 권가는 금메달, 태극선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두 사람은 국제대회 출전이 처음이었는데도 이처럼 좋은 성과를 거두어 너무나 흐뭇했다.

11월 12일에는 대회는 없고 저녁에 각국의 주요 참가자들이 모이는 만찬이 있을 뿐이므로 우리는 오전에 싱가포르 시내 관광에 나섰다. 오차드 거리, 보타닉 정원, 클라키, 선택시티, 싱가폴강, 싱가폴의 상징인 머라이언상, 차이나타운, 등을 관광하고 호텔에 돌아와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만찬장으로 향했다.

만찬장에 가니 진정의 선생님의 사모님과 딸들, 그리고 사위가 반갑게 맞아주었고, 멀리 카나다에서 온 심우순, 말레이시아의 유진홍 노사, 대만의 두홍기, 유청천 사제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속속 모여 들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우리의 조원혁 회장이 직접 만들어(참고로 조원혁 회장은 무척 유명한 도예가로 石峰이라는 호를 씀. 현재 속초에 석봉도자기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음) 가지고 온 도판을 진정의 선생님께 선물하는 자리를 가졌고, 이어서 실내 등이 모두 꺼진 가운데 촛불을 받쳐 들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요리가 드디어 나왔다. 요리는 무척 맛이 있었다.(아마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 무척 시장했으므로 더욱 맛있었을 것임)

식사 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 각국 대표의 장기자랑 시간이 이어졌다. 우리 팀에서는 주도연 조교가 대표로 나서 태극13수를 시연했다. 그렇게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오차드 거리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 호텔로 돌아와 다음날 새벽 5시에 공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잠을 청했다.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