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수련법처럼… 새해 ‘삶의 원칙’을 세워보자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창립자

2021. 01. 12 by 정리=최윤호 기자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우리 태극도관 문을 제한적으로 열게 해준다는 방침이 참으로 안타깝다. 왜 이렇게 표면만 보고, 미련한 결정들을 내리는 것일까. 왜 좀 더 진지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일까.철학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역사에 대한 진지한 통찰,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 과학에 대한 순도높은 연구와 믿음, 자신이 하는 일과 말에 대한 철저한 반성 같은 것이 없는 세상인 것 같다. 그래서 안타깝다. 틀림없이 ‘강호에는 고수가 있다’고 믿는데, 그 고수들에게 장이 마련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유장한 흐름이 중요한 태극권 수련은 일정한 보폭, 일정한 높이와 속도가 중요하다. 한두개의 원칙만 늘 지켜도 훈련을 매우 유익하게 진행할 수 있다.
유장한 흐름이 중요한 태극권 수련은 일정한 보폭, 일정한 높이와 속도가 중요하다.
한두개의 원칙만 늘 지켜도 훈련을 매우 유익하게 진행할 수 있다.


생활철학이 담긴 태극권의 수련 원칙

노장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고, 길고 긴 시간동안 세상과 어우러지면서 갈고 다듬어진 태극권에는 수련에 앞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숙지사항이 있다. 단순한 숙지 사항이 아니라, 생활의 철학, 무학의 기본 같은 것들이다.

▶ 이론과 요결을 이해해야 한다

이론과 요결은 성공의 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다. 수련과 행동의 안내서 같은 것이다. 확실한 지도 없이 걸으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어렵지 않다. 아주 단순한 것을 거듭 기억하고 때때로 되새기면서 실천을 하면 된다. 그래도 모르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론과 요결 없이 수련한다면 시간과 노력의 낭비가 극심하고 효과는 적게 된다. 가령, 상체를 곧게 세워라. 이 하나만 기억하고 동작 때마다 되새기면 아주 많은 것들이 좋아지게 된다.

▶서두르지 말고 한발 한발 세심하게

태극권을 포함한 모든 무술의 초식은 섬세한 동작과 미묘한 의미들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쉽게 수련되는 것이 아니다. 초식 하나를 배운다면, 서둘러 앞과 끝으로 연결할 것이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 한식 한식, 또박또박 주의를 기울여 배워야 모든 요결이 빠짐없이 그 속에 녹아들게 된다. 그래야 깊은 의미를 터득하게 되고, 동작마다 갖고 있는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심지한 한두 동작만으로도 아주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게 된다.

 

 
▶동작의 속도, 자세의 높이, 보법의 넓이 일정하게태극권이 일정함을 유지하는 것은 수련에서 아주 중요하다. 흔히 알고 있듯 천천히 움직이며 수련하기 때문에 균일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하나의 권가를 전체적으로 행하는 속도는 할 때마다 다를 수 있지만, 한번 하는 동안 각 동작의 속도는 일정해야 한다. 자세의 높이와 보폭도 마찬가지. 많이 굽히면 힘이 더들고, 조금 굽히면 쉬운데,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강도를 설정하면, 한번의 수련이 끝날 때까지 같은 강도를 유지해야 효과적이다.▶각자의 여건 따라 수련하되 멈춤은 없다천천히 움직이며 운동하는 수련 내내 멈춤, 끊어짐이 없어야 한다. 장강이 흐르듯 유유히 탕탕히 흐르되 멈춤은 기(氣)의 낭비를 가져온다. 다시 연결하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효과도 떨어진다. 본 궤도에 진입하고 나면, 몇개의 동작을 낭비해야 하니 아깝다. 수련의 길이도 체력과 상황의 여건에 따라 알아서 하되, 유장하게 수련해 갈 수 있도록 결정하는 것이 좋다. 수련이 도중에 끊어지지 않도록 안팎의 여건을 정리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새해, 나만의 생활의 원칙을 정하자

위에 설명한 태극권 수련을 위한 숙지사항은 삶의 원칙으로 적용될 수도 있다.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제대로 일하는 사람, 남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태극권 수련의 원칙같이 자신의 업무 원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론과 전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기가 일하는 분야의 업무 매뉴얼은 물론이고, 역사적 사회적 배경도 알면 좋겠다. 지금 돈 버는 요소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방향까지 이해한다면,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서두르지 말고 찬찬히 기본기를 쌓아가야 한다. 한번 일을 해도, 업무 완성도가 높을 수 있게 종합적으로 처리한다면 금방 발전해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인정하고 믿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지속적으로 균질하게 이뤄내는 성과들이 쌓여야 한다. 성실함은 언제나 통하는 무기다. 물론 실력과 같이 가야 참된 성실함이다. 꾸준히, 믿을 수 있고, 예측 가능한 속도로 업무를 처리해 가는 것은 가장 쉽게 인정 받는 길이다. 너무 남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속도를 형성하면 된다. 그렇게 하다보면 ‘최소한 그 정도는 해내는 사람’으로 인식되게 된다.

끝으로, 태극권 수련에서는 의복과 신발이 편안하고 허리띠는 느슨히 풀어 단전과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생활 속에서도 지나치게 긴장하다 보면, 경직된 결과를 만들기 쉽다. 내실있게,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세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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