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 도관에 아주 오랜만에 신입회원이 왔다
10년 넘게 헬스클럽에 다니는 한 기업인이 한동안 ‘코로나 거리두기’ 때문에 못다니다가 최근 다시 헬스클럽에 나가기 시작했다. 잘 알고 지내온 트레이너 팀장이 반갑게 다가와 운동도 같이 하고 이야기도 한참 나누더니, 쑥스러운 표정으로 혹시 PT(헬스 개인레슨) 한 번 받아주시면 어떻겠냐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그 헬스클럽에는 트레이너가 여러명 있었는데, 최근엔 거의 다 나가고 한두명만 남았고, 아르바이트생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직장까지 잃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그 기업인은 PT를 받기로 했다.2021년 초봄, 운동이 있는 동네의 한 풍경이다.
태극권도관에 있는 다양한 무기들이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캔서앤서DB
태극권 도관에 새 손님이 찾아왔다
며칠 전, 우리 태극권 도관에 신입회원이 들어왔다. 정말 오랜만이다.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챙겨주고, 할수 있는 가장 큰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새 아들을 낳은 것 같고, 귀빈이 찾아온 듯 싶어 기쁘기 한량 없었다.
세상이 많이 바뀌다 보니 주객이 전도된 상황도 많다. 주인이 목에 힘주고 손님을 타박하는 일이 빈번하다. 처음 시작할 때, 힘들게 꾸려갈 때 우리가 그러했을까. 나라가 처음 세워질 때, 밖에서 주는 한푼의 도움에도 머리 조아리고 눈물 흘리며, 결의를 다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요즘 자기 중심주의에다가 거리두기 방역조치들이 더해지면서 손님을 병균처럼 대하고, 돈만 빼내면 되는 객체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진심으로 봉사해야 할 대상이 그냥 봉으로 바뀌었다. 요즘 땅투기로 시끌시끌한 것도 공무원, 공직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섬기는 것보다는 빼먹어 제 배 불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만연한 결과 아니겠는가.
태극권의 시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의천도룡기 2019’에서 장삼봉 도인과 장무기 3대사조가 함께 운기조식을 하고 있다. / 캔서앤서DB
천년무술에도 초심은 있다
태극권은 천년무술이다. 케이블TV와 넷플릭스에서 요즘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의천도룡기 2019>에는 태극권의 시조 장삼봉 진인과 2대 무당7협, 3대 장무기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원말명초(元末明初)의 시대가 배경이다. 1300년대 어느 무렵인 셈이다.
태극권의 원류인 무당파는 그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고, 장삼봉 도인이 그 무렵 100세를 넘기고 있었으니, 김용의 <의천도룡기>가 어느 정도 검증된 내용을 다뤘다고 믿는다면, 장삼봉 도인을 기준으로 봐도 800년은 된 무술이 태극권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직접적 무술이 가미되고 생활운동이 더해지기도 했지만, 자연과 인간의 일체라는 초심은 늘 유지되어 왔다.
태극은 음과 양의 합일 혼융의 상징이다. 심과 신의 합일이고, 인간과 자연의 하나됨이다. 문과 무의 만남이요, 체와 용의 혼용이다. 도를 닦는 도인들이 무술을 익힌 무인이 된 것이 태극인들이다.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 그 원리는 이러한 태극적 혼융에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왕좌왕 대응은 우리를 운동과 멀어지게 했고, 삶과 노동을 분리시켰다.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운동을 하고 싶어도 찾아갈 곳이 없어졌다. 자, 이제 백신도 맞기 시작했고 따뜻한 봄날도 다가왔다. 상황에 의지로 맞서야 하는 시점이다. 다시 시작하기?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한번 멈추면 다시 가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이 봄, 다시 시작하자. 새롭게 도전하자. 인생이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