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태극권 연습캠프를 마치고

2001년 11월 3일∼4일

2001년 정자태극권 연습캠프가 대남현(臺南縣) 태극권협회와 선화(善化) 추수반의 주최로 11월 3일∼4일 대남현 주마뢰(走馬瀨) 농장에서 521인의 전국 각지의 정자 태극권 권우(拳友)들이 운집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거행됐다.
개회식에서 대남현의 진당산(陳唐山) 현장(縣長)께서 태극권이 사회의 공헌하는 점에 대하여 찬미하는 요지의 환영사를 했으며 국홍빈(鞠鴻賓) 태노사(太老師:스승의 스승을 이름)님의 격려사에 이어 멀리 미국에서 귀국한 서봉원(徐逢元) 선생님의 축하사가 있었다. 또한 임정웅 정자태극권 발전 기금회 이사의 상황보고가 있었다. 그 다음 이번 연습회의 총 간사인 임국영 씨의 업무보고에 이어 참가단체를 하나 하나 소개하니 환호성이 터져 나오며 열기가 고조되었다.

 

특히 이번 행사 책자의 특색은 국홍빈 태노사님의 〈그리운 은사님과의 추억기〉, 〈정자태극권 체용의 특색과 병기의 소개〉 등 두 편의 대작과 왕금사 노사(老師)님의 〈어찌해야 태극권을 잘 수련할 수 있을까?〉 및 진수요(陳修姚) 노사의 〈태극의 美〉, 그리고 소송서(蕭松瑞) 박사의 〈태극권의 수련과 정확한 영양관〉이라는 원고를 실은 점인데, 이를 읽어보니 이 책자가 비록 관리적 차원에서 발간된 것이지만 더없이 귀중한 보물을 얻은 것처럼 여겨졌다.

개회식이 끝나고 국홍빈 태노사님이 여러 교사 분들을 지도하며 이끄는 가운데, 서로 권예의 시연을 통해 보고 배우는 교류의 장이 열렸다. 매번 시연자들이 태연자약하게 자세를 바꾸며 매끄럽게 돌 때마다 우렁찬 박수 소리를 끌어냈다. 특히 여섯 살의 어린 친구 당승(唐丞) 군이 안정되고 침착한 모습으로 시연할 때에는 많은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교류대회는 그 열의로 인해 결국 해가 기울어 환하게 불을 밝히고서야 막을 내렸다. 그후 드넓은 초원에서의 만찬에 이어 여러 사람이 농민친목회관 가라오케에 모여 마침 맞은 진수요 노사의 생일을 축하하며 즐거운 첫날밤을 보냈다.

 

11월 4일 이른 아침 요처럼 깔려있는 대초원과 이름 모를 새들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공기는 맑고 시원했으며 짙은 풀 냄새는 코 속을 맴돌았다. 6시 30분 모든 사람들이 집합한 후 왕금사 노사님의 인솔하에 정자 37식 권가를 침착하고 고요하며 완만하게 전기치유(專氣致柔:氣를 오로지해 부드러움에 이름)의 경지를 이루며 연마하니 저절로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느낌들을 받아 모든 사람들이 기분이 상쾌하고 온몸이 편안한 모습이었다. 오랫동안 한 옆에 서서 지켜보시던 국홍빈 태노사님과 여러 선생님들께서도 고개를 끄덕이시며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셨다.

 

11월 4일 오전에는 농장내의 산업광장 향촌극장으로 옮겨 거행된 국홍빈 태노사님의 〈정자태극권37식 권가〉 강좌가 있었는데, 권술의 체(體)와 용(用)에 대하여 명확히 밝히시고 깊고 정밀한 권예도 몸소 시범해 보이시며 스승의 학예를 대대로 전수하려는 의향을 감추지 않으셨다. 그리고 이어서 왕금사 노사님의 〈추수 강좌〉가 있었는데, 얕은 데로부터 깊은 데로 설명해 들어가면서도 유머 있게 지도함으로 하여 여러 사람들이 품었던 추수에 대한 두려움을 말끔히 해소해 주며 학습 의욕을 자아내었다. 그 다음은 각자 품었던 태극권 관련 의문점들을 질문하고 가르침 받는 종합 좌담회가 이어졌으며 종합 좌담회가 끝난 후에는 러시아 무용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최후에는 정자태극권 발전 기금회의 만문(萬文) 이사장께서 폐회사를 했으며 이어서 북·중·남·동 지구의 단체마다 각기 기념촬영을 하니 이틀동안 빡빡했던 일정도 순조롭게 끝을 맺었다.

 

인연이 있어 만난 전국 각지에서 온 500여명의 정자 태극권 권우(拳友)들이 다 같이 넓디넓은 대남현 주마뢰 농장의 맑게 개인 하늘아래 모여 풀 냄새 가득한 녹색의 대초원 위를 밟고 서서 우의를 다지고 서로의 권예를 보여주고 배우기에는 더없이 훌륭한 향토 환경이었다. 이 이틀간의 모임은 우리의 삶의 과정에 있어 비록 짧은 한 조각에 불과하지만 결코 평생 지울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 글은 이찬 선생의 사형인 왕금사 선생의 제자 여건덕(呂建德) 씨가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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