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조화(陰陽調和)

음과 양의 어우러짐은 태극의 이치이자, 삼라만상의 작동원리이다. 전통적으로는 음을 부드러운 것, 어두운 것, 습한 것 등으로 규정짓고 양을 단단한 것, 밝은 것, 마른 것으로 규정짓는다.

가장 대표적으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은 남자와 여자. 사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되, 성격이나 역할, 신체구조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형상이 양과 음의 대조와 공존, 즉 조화의 형국이다. 별개이면서 공존하고, 하나가 되는 듯하다가 갈라지고, 분열하면서 동시에 조화하여 인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달과 태양도 비슷하다. 음과 양이되 양이 있어 음이 존재하고, 음이 있어 양이 돋보이게 되는 두 개의 별이다. 세상을 밝히는 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둘은 서로 합쳐지지 않고 별개로 존재하고 시점과 역할에서 상호보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순수한 물리학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심리학이 더해진 관찰이긴 하지만.

음과 양의 조화를 중시하는 운동, 태극권

태극권의 태극은 말 그대로 음과 양의 조화를 의미하는 도형이다. 음과 양이 서로 따로 위치해 있으면서 한쪽이 왕성하면 다른 쪽이 위축되고, 또 다른쪽이 뻗어나가면 한쪽이 물러나는 형상이다. 그러면서 서로 맞물려 끝없이 돌아가는 동적인 형상이 바로 태극이다.

태극권은 문무의 조화, 덕과 기술의 조화, 건신과 호신의 조화를 지향한다. 문(文)이란 안의 이치이고, 무(武)란 밖의 기술이다. 밖의 기술만 있고 안의 이치가 없다면 틀림없이 혈기의 용기이고 진면목을 잃어버리며 적을 깔보고 반드시 패할 것이다. 또한 안의 이치만 있고 밖의 기술이 없다면 다만 생각의 만족에 그치고마는 부족한 무술이 된다.

옛날 노장철학의 도를 추구하면서 한쪽에서는 무술을 수련해 소림사와 함께 중국무술의 양대 축을 이루던 무당파의 무술이 태극권의 출발이었던 것이 바로 이러한 문무의 조화를 웅변한다.

음과 양의 조화, 그것은 태극의 원리이면서 동시에 태극권 태생의 원리이다.

환우도, 일반인도 일상 속 음양의 조화 찾아야

강한 운동을 하는 프로선수들은 운동 수명이 그다지 길지 못하다. 생물학적 수명 또한 그렇게 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오직 강함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하다. 강함을 추구할 때는 한편에서 부드러움도 추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즐기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일반인이 건강을 추구할 때도 마찬가지. 부드러운 휴식과 영양 섭취를 중시하는 한편으로 근육과 지구력을 키우는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업무 속에서 속도를 추구한 삶을 살더라도 수시로 여유로움을 찾지 않으면 이른바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다. 탈진하는 것이다.

환우도 마찬가지다. 수술과 치료에 대한 맹신도, 자연요법과 치유에 대한 맹종도 안된다. 일상과 치료의 적절한 조화, 생활과 투병의 조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치료 중이라고 마냥 누워만 있어서는 기초체력을 잃고 다음 단계의 치료로 넘어가는 것도 어려워진다.

인생 과정 하나 하나에 음과 양의 조화가 필요하다.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암 자체도 음양조화가 깨진 삶에서 발원하는지 모르겠다.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질병에서 치유되길를 원한다면, 뭔가에의 집착에서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음과 양의 조화를 잊지 말아야 한다.

자,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나는 조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