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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힘으로 큰 힘을 이끄는 지혜, 사량발천근

캔서앤서 칼럼) 이찬태극권협회 명예회장 2020. 04. 30 by 정리 : 최윤호 기자


사량발천근(四兩撥千斤).

아주 작은 힘으로 아주 큰 힘을 '이끈다/ 튕겨낸다'는 뜻이다. 양(兩)과 근(斤)은 무게의 단위. 이 옛날 무게 단위가 낯선 사람들을 위해 조금 설명하면 이렇다. '한서'에 따르면 곡식인 기장 1200톨의 무게가 12수이고, 24수는 1량, 다시 16량이 1근이다.

우리나라의 '경국대전'에는 '황종관'의 물의 양을 기준으로 무게 단위가 설명되어 있는데, 이-분-종-량-근의 단위가 사용되었고, 10전이 1량이고 16량이 1근이다.  1902년 '도량형규칙'을 제정될 때는 미터법으로 환산한 숫자단위가 결정됐는데, 1량은 37.5g이고 1근은 600g이다.

옛 단위에 대한 호기심을 조금 충족시켜 본 것은 사량발천근에 대한 설명들이 너무 잘못된 채 인터넷 상에 여러 이야기들이 떠돌기 때문. 무게의 정확한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사량발천근은 말 그대로 4량으로 1000근을 튕겨낸다는 뜻이 된다는 것이다. 

덩치 큰 소를 작은 목동이 이끌 수 있는 원리는 코뚜레에 있다. 불교의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심우도에 그 지혜가 담겨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캡처
덩치 큰 소를 작은 목동이 이끌 수 있는 원리는 코뚜레에 있다. 불교의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심우도에 그 지혜가 담겨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캡처

▶태극권, 작은 힘으로 큰 힘의 상대를 이끈다

4량지경(四兩之勁) 즉 아주 작은 힘으로 1000근(千斤)의 무게, 힘, 상대방을 튕겨낸다는 '사량발천근'은 태극권의 비법 중 하나다. 적은 힘으로 엄청나게 250배에 달하는 엄청난 힘에 대항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믿지 않기 십상. 그러나 태극권의 원리를 이해하면, 이 또한 가능함을 알 수 있다. '발(撥)한다'는 말은 '이끈다'와 '퉁겨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가 이 말을 설명할 때 늘 사용하는 예가 있는데, 소와 코뚜레 이야기다. 과거 시골에서 흔히 보던 풍경 하나. 아주 작은 소년이 엄청난 덩치의 소를 쉽게 끌고 다닌다. 그냥 엉성한 밧줄 하나 끌고 가는데, 얌전하게 소가 따라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코에 구멍을 뚫고, 거기에 줄을 끼우면 그 줄을 톡 당기기만 해도 소를 마음대로 이끌 수 있다.

퉁기기, 혹은 튕겨내기의 그림도 비슷하다. 서양의 투우 장면을 떠올려 보자. 엄청난 투우가 맹렬하게 약진해 오는데, 펄럭이는 천 조각 하나 들고 투우사는 버티다가 소를 저 멀리 보내버린다. 실제로 무술에서는 나보다 큰 상대가 돌진해 오면, 힘주어 맞받는 것이 아니라, 힘을 빼고 살짝 비켜서 상대의 진행 방향으로 조금만 채어주면 상대의 힘과 중력까지 합쳐져 덩치 큰 상대가 휙 나뒹굴게 된다.

사량발천근은 그냥 뻥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렇게 실제로 활용 가능한 태극권의 비법이다. 우리 인생에서 활용할 수도 있는 비법인 것이다. 

거칠게 몰아쳐 들어오는 힘세고 덩치 큰 상대방을 퉁겨내는 태극권의 원리를 활용해 대련수련을 하는 '추수'의 한 장면. 상대의 힘을 읽으면 그 힘을 역이용해 툭 튕겨낼 수 있다.
거칠게 몰아쳐 들어오는 힘세고 덩치 큰 상대방을 퉁겨내는 태극권의 원리를 활용해 대련수련을 하는 '추수'의 한 장면. 상대의 힘을 읽으면 그 힘을 역이용해 툭 튕겨낼 수 있다.

▶일상 속 지혜, 거친 상대 살살 다스리기

살면서 힘든 일에 마주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거친 상황, 거친 사람과 마주할 때 우리는 당혹스럽고 힘들어 한다. 심장은 거세게 뛰고,  생각은 오만가지 상황으로 날뛴다. 이런 상태에서는 무슨 일이든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그래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상대가 강해도 허점은 있고, 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화가 나 있는 상대방을 살살 달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같이 화내고 힘을 맞서면 함께 상처를 입는 결론밖에 없다. 

완벽한 제압, 완전한 해결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으나, 그러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살살 달래고 어루만져, 자신이 바라는 결론으로 이르는 것이 지혜다. 

큰일일수록 한발 뒤로 빠져, 당혹감에서 벗어나 전체를 보고, 상황을 느끼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마음수련, 몸수련을 통해 그런 상황을 상정하고, 그 해법을 찾는 연습. 그것은 태극권 수련이고, 마음수련이다. 

사량발천근, 작은 힘으로 큰 힘을 이끌 수 있는 지혜를 배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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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4-06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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