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해다. 깊고 거친 호랑이의 포효가 들리는 듯하다. 세상은 정초에도 어수선하다. 어수선할수록 돋보이는 사람은 깊이가 있는 사람이다. 검은 호랑이처럼 흔들림 없고, 멀리 보면서 작은 움직임에 휘말리지 않는 사람이다. 순간순간 바뀌는 바람에 순응하는 듯하지만, 땅속 깊숙이 뿌리박은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큰 나무 같은 사람이다.   

미국드라마 ‘블랙리스트’ 속 깊은 통찰력

요즘 거리두기로 인한 불황걱정과 유튜브 제작활동을 하다가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을 때 넷플릭스 드라마를 본다. 지금 재미있게 보고 있는 것은 ‘블랙리스트’라는 미국 드라마다. FBI에서 최고 범죄자로 지목하고 수배 중인 ‘범죄세계의 집사’라고 하는 사람이 갑자기 자수를 하면서 시작된다.

레이먼드 레딩턴(제임스 스페이더)이라는 지적이고 매력적인 ‘늙은 아저씨’ 범죄자가 진짜 악랄한 범죄자의 명단을 만들고 한명씩 체포할 수 있는 정보를 FBI에 넘겨 그 악당을 잡는 과정이 하나의 에피소드를 구성한다.

당연히, 그 자신도 수시로 위기에 처한다. 그렇지만 그는 당당하고 침착하게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해내고 과감하게 행동함으로써 생존자가 된다. 그는 세상의 이면을 볼 수 있다. 고급 정보가 있기에 가능하지만, 통찰력이 있어야 보이는 것들이 많다. 선해 보이는 자들 속에 악도 있고, 악인으로 알려졌지만,사실은 질서의 유지자인 사람도 있다. 깊은 심지와 예리한 통찰력이 있어야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굳은 심지ㆍ혜안을 주는 운동 ‘태극권’

태극권은 음과 양의 조화에서 출발하는 우주의 원리를 담은 자연합일의 운동이고, 철학의 무술이다. 음과 양으로 이뤄진 태극의 끊임없는 움직임이 우주를 형성하듯, 우리 몸과 마음도 그렇게 단단한 땅과 부드러운 하늘이 어우러지듯 융합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심신을 함께 단련하는 태극권은 하체를 단단히 땅에 박으면서 자연과 합일된 단단한 몸, 굳은 심지를 키워준다. 단전호흡과 명상을 운동하는 내내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태극권을 오랫동안 수련하면 맑은 생각과 높은 통찰력을 갖게 된다. 생각이 맑으니 멀리 보이고, 멀리 보니 지혜로울 수밖에 없다. 혜안이 이런 것이다.

우주의 도를 이해하고자 수련하던 도가의 전통이 살아있는 태극권은 건강과 통찰력을 동시에 수련한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정확한 판단력을 갖추려면 반드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로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정보와 실력이 있어 통찰력을 발휘하면서 살아남는 ‘블랙리스트’ 속 주인공처럼, 태극권 수련을 통해 운동능력과 맑은 생각을 쌓아 험한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