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정식으로 경기가 시작됐는데, A경기장에서는 각종 류파의 태극권과 북파, 남파의 권술 및 추수 경기가 펼쳐졌고, B경기장에서는 산타 시합이 펼쳐졌다. 우리 팀에서는 조원혁 전 회장이 심판으로 참여했고(심판을 보았으나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는 참여하지 않았음) 이명순 교련과 주도연 조교가 각각 태극권 37식에 출전했다.
그리고 또 즐거웠던 일은 싱가포르 주재 영사관의 영사께서 우리나라 선수도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경기장에 찾아와 잘하라고 우리 팀을 응원해 주어 무척이나 반가웠다.
11월 11일 대회 2일째 날에는 각종 병기 시합이 벌어졌다. 이날도 이명순 교련과 주도연 조교는 나란히 태극선에 출전해 최선을 다해 기량을 펼쳤다.
얻은 성과도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이 나란히 권가는 금메달, 태극선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두 사람은 국제대회 출전이 처음이었는데도 이처럼 좋은 성과를 거두어 너무나 흐뭇했다.
11월 12일에는 대회는 없고 저녁에 각국의 주요 참가자들이 모이는 만찬이 있을 뿐이므로 우리는 오전에 싱가포르 시내 관광에 나섰다. 오차드 거리, 보타닉 정원, 클라키, 선택시티, 싱가폴강, 싱가폴의 상징인 머라이언상, 차이나타운, 등을 관광하고 호텔에 돌아와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만찬장으로 향했다.
만찬장에 가니 진정의 선생님의 사모님과 딸들, 그리고 사위가 반갑게 맞아주었고, 멀리 카나다에서 온 심우순, 말레이시아의 유진홍 노사, 대만의 두홍기, 유청천 사제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속속 모여 들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우리의 조원혁 회장이 직접 만들어(참고로 조원혁 회장은 무척 유명한 도예가로 石峰이라는 호를 씀. 현재 속초에 석봉도자기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음) 가지고 온 도판을 진정의 선생님께 선물하는 자리를 가졌고, 이어서 실내 등이 모두 꺼진 가운데 촛불을 받쳐 들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요리가 드디어 나왔다. 요리는 무척 맛이 있었다.(아마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려 무척 시장했으므로 더욱 맛있었을 것임)
식사 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 각국 대표의 장기자랑 시간이 이어졌다. 우리 팀에서는 주도연 조교가 대표로 나서 태극13수를 시연했다. 그렇게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오차드 거리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 호텔로 돌아와 다음날 새벽 5시에 공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잠을 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