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국제태극권대회 참가기———— 박흥규 이사님

2016년 10월 21일

* 세계태극권대회
세계태극권대회(World Cup Tai Chi Chuan Championship)는 2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국제대회로 대한태극권협회 명예회장이며 이찬태극권도관 총관장이신 이찬선생님이 부주석으로 계신 세계태극권연맹에서 주최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6회 대회로 주최국인 대만을 포함해서 25개 국가에서 선수들이 참가했습니다.
10월 22일, 23일 이틀간 추수 및 권가/병기 경기가 진행되었는데 추수는 활보 추수와 정보 추수 2개 종목, 권가는 개인 및 단체 각 13개 종목, 병기는 개인 및 단체 각 7개 종목입니다. 권가 및 병기 종목이 많은 것은 이 대회가 태극권 전체 문파를 아우르는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양식정자태극권 외에 진식, 양식 등 여러 문파의 권가 및 병기가 종목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 한국 선수단
저희 도관에서는 이찬 선생님을 단장으로 홍순길 사범, 정상균님, 주혜순님, 정하연님, 박흥규 총 6명이 대회에 참가 했습니다. 홍순길 사범은 정보추수, 양식 태극검, 37식에, 정상균님은 태극선과 37식, 주혜순님은 37식, 정하연님은 태극선, 저 (박흥규)는 37식에 참가했습니다.
* 일정
저희팀은 21일 금요일 오후 1시경 타이페이 송산공항에 도착하여 호텔에 체크인하고 간단한 식사 후 바로 정만청 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정만청 선생님이 타이페이에 계실 때 기거하시던 곳을 기념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시중학사라고 정만청선생님이 태극권을 지도하시던 단체를 현재는 정자태극권 장문인이신 서억중선생님이 대표로 계시며 시중학사에서 기념관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중학사 비서장을 맡고 있는 챨리 린의 안내로 기념관을 둘러 보고 정만청 선생님 동영상도 보고 정만청 선생님이 쓰신 정자태극권 자수신법 책도 구입했습니다. 우리가 수련하고 있는 정자태극권의 뿌리와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였습니다.
기념관 방문 후 정자태극권연구회 이사장이신 서억중 선생님의 저녁식사에 초대되었습니다. 서 선생님 부부와 마침 대만을 방문한 미국에 계신 정만청 선생님 아들 부부도 함께 자리해서 풍성한 대만 요리와 대만 특산 금문고량주로 즐거운 교류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22일 토요일 대회 첫날. 추수와 태극검 경기가 있는 홍순길 사범님은 아침부터 긴장된 하루를 보내셨지만 다음날 경기가 있는 다른 팀원들은 다들 처음이라 긴장은 되지만 아직은 약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오전 9시 반에 대회 개막식이 있어서 일찍 조식하고 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경기장은 타이페이 아레나로 관람객 1만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경기장이었습니다. 호텔에서 가까운 거리라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22일 첫날에는 추수 경기와 단체전이 주로 진행되고 권가 개인전은 23일 주로 진행되었습니다. 개막식에 이어 단체 시범들이 있었는데 태극검 단체 시범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검이 주는 긴장감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루어지는 단체 시연의 아름다움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추수경기는 동영상으로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활보추수는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태극권이라기 보다는 레슬링이나 씨름에 가깝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원밖으로 상대를 밀어 내거나 넘어뜨리면 이기는 경기인데 대만식 씨름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 나중에 알았지만 대만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추수반이라는 운동부를  운영하는데 우리나라에 씨름부가 있는 것과 유사해 보입니다.
정보추수 경기는 상대방의 발이 정해진 지점에서 떨어지게 하면 이기는 경기인데 이 경기 역시 힘이 기초로 되는 경기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힘이 좋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고 중정을 잃지 않고 상대를 읽는 청경이 승리를 좌우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경기추수는 우리가 도관에서 수련하는 추수와는 확연히 다르게 보이지만 잘하는 요결은 같다는 결론입니다.
병기나 권가는 4명 이상의 심판이 점수로 평가하면 이를 취합하여 순위를 메기는 방식입니다.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심판들의 평가표의 항목과 기준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잘 알고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날 경기가 끝나고 대회 참가한 외국선수단과 심판, 자원봉사자를 위한 연회가 있었습니다. 연회 시작전에 세계태극권연맹의 연차 회의가 있었습니다. 회의에는 연맹 회장단과 각국 대표들이 참석해서 한시간 가량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각국 대표들의 소감을 듣고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참가 경비 문제, 대회 운영 상 개선점등이 거침없이 개진되었습니다.


이어진 연회에서도 풍성한 요리와 고량주가 빠질 수 없었습니다.
10월 23일 일요일
경기 2일차이며 마지막 날 입니다. 권가 및 태극선 개인종목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도관 참가자들 대부분 경기가 오전에 있었습니다. 37식 남자 경기 1조에 홍순길 사범, 2조에 정상균님, 3조에 박흥규가 참가했고, 주혜순님은 여자 5조로 경기하셨습니다. 태극선은 정상균님이 남자조, 윤하연님이 여자 1조에서 경기했습니다. 다들 최선을 다해 경기하였습니다. 동메달 2개와 4위 입상은 있었으나 금메달이 나오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오전에 경기가 끝난 홍순길 사범, 정상균님, 그리고 저는 이찬 선생님 모시고 서억중 선생님이 지도하고 계신 시중학사 수련장을 찾았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시간은 수련이 막 끝난 시간으로 수련생들과 인사하고 서억중 선생님의 요청으로 이찬 선생님이 37식 일부를 시범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이어서 서억중 선생님 부부와 오래된 제자분 들과 함께 점심 식사하며 교류했습니다. 이번 점심은 저희가 초대하려 했으나 서억중 선생님께서 극구 사양하셔서 이번에도 중화민국정자태극권연구회의 초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경기장에 돌아와서 이찬 선생님과 일부는 시상식에 참석하시고 나머지 분들은 자유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로써 이틀간의 대회 일정이 종료되었습니다.
* 소감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 참가는 많은 유익이 있었습니다. 비록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대회 참가를 통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경기하는 많은 참가자들을 보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수련해야 하겠다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여러 다른 문파의 태극권을 보면서 우리가 수련하는 양식정자태극권이야 말로 요결에 부합하는 최고의 태극권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또 하나의 유익이 있다면 대회 참가를 결정하고 비록 몇 달에 불과 했지만 이전과는 다른 열심으로 수련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권가 37식이 이전 보다 더 다듬어지고 정확해 졌습니다. 물론 앞으로 꾸준히 수련하여 더 나은 37식을 하겠다는 결심도 생겼습니다.
평생 태극권을 해나가겠지만 중간에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수련하는 것도 분명 큰 유익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2년 후 7회 대회에도 참가할 생각입니다. 그 때는 37식 외에 다른 종목에도 도전해 보고자 합니다.
* 제안
이번 대회에 저희 도관에서 5명이 출전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대회에는 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 선수단은 150여명에 달하고 멀리 프랑스에서도 1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는데 연맹에서 부주석으로 계신 이찬 선생님의 위상이나 우리 도관의 역사와 규모를 볼 때 좀 더 많은 선수가 출전하면 좋겠습니다.
참가자를 대회 몇 개월 앞두고 확정했는데 앞으로는 충분한 훈련시간을 갖고 준비하기 위해 2년을 남겨둔 지금 시점에 참가자를 선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2년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참가자의 개인 실력 향상 면에서나 대회 참가 성적 면에서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회 참가를 위해 모든 것을 직접 챙겨주신 이찬 선생님과 함께 참가한 선수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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